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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시즌 개막 전 이적 불발 시 '토트넘 잔류'...뮌헨은 영입 자신+레비 회장과 회담 긍정적→3차 제안 준비

스포로그 2023. 8. 2. 07:18

해리 케인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 전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토트넘 훗스퍼에 잔류할 전망이다.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는 2일(이하 한국시간) "케인은 앞으로 시즌 개막 전인 2주 내로 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과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즌이 시작된 다음 팀을 떠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이러한 입장은 토트넘이 빨리 결정을 내려주길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뮌헨은 영입 성사를 자신하고 있으며 곧 새로운 공식 입찰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금액은 8,500만 파운드(약 1,400억 원)에 보너스 옵션이 더해진 수준이다. 최근 다니엘 레비 회장과 얀 크리스티안 드리센 뮌헨 CEO의 회담은 긍정적이었지만 토트넘은 최소 1억 파운드(약 1,647억 원)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인은 명실상부 토트넘 최고의 스타이자 핵심 선수다. 구단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으로 프로 생활 초기에는 레스터 시티 등에서 임대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부임 시점인 2014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토트넘 최전방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이제 막 30살이 된 가운데, 이미 토트넘의 레전드 반열에 올라섰다. 케인은 지난 2월 토트넘 통산 267번째 골을 터뜨리며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자가 됐다. 또한 지금까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213골을 넣었다. 앨런 시어러(260골)의 최다 골 기록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올 시즌 역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EPL 38경기 모두 출전해 30골을 터뜨렸다.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36골)에 밀려 득점왕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리그에서 10골을 넣은 손흥민을 제외하면 다른 공격진들이 비교적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상황 속에서도 케인 홀로 굳건하게 팀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케인의 존재감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리그 8위로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할 뿐 아니라 이번에도 다시 무관에 그쳤다. 오랜만에 참가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16강에서 탈락했고, 잉글랜드 FA컵과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역시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자연스럽게 이적 가능성이 발생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케인은 2020-21시즌 리그에서 23골 14도움을 몰아치며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무관에 그쳤고, 이에 케인은 구단에 이적을 요청했다. 당시 맨시티와 연결되기도 했지만 토트넘은 판매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끝내 케인도 잔류했다.

 

케인은 2024년 여름까지 토트넘과 계약되어 있다.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두고 있지만 여전히 재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올여름 이적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미 시즌 막바지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파리 생제르맹(PSG) 등 최전방 공격수 영입이 필요한 팀들과 연결됐다.

 

처음에는 맨유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맨유는 올 시즌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선임한 뒤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다. 리그 3위에 오르며 다음 시즌 UCL 출전권을 얻었다. 그리고 EFL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더 큰 목표를 위해 전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영입을 노리는 포지션 중 하나는 스트라이커다.

 

현재 맨유는 경쟁력을 갖춘 스트라이커가 없다. 2년 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복귀하면서 화제를 모았으나 지난 시즌 도중 논란 끝에 팀을 떠났다. 이에 1월 급하게 부트 베르호스트를 임대 영입해 공백을 메웠지만 확실하게 득점을 책임질 자원은 아니었다. 앙토니 마르시알도 부상 빈도가 잦은 편이다.

 

이에 맨유는 새로운 스트라이커를 물색했고, 케인을 영입 리스트에 올렸다. 그러나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은 리그 내 라이벌에 케인을 팔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 과정에서 맨유는 케인에게 이적을 요청하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을 설득하기 위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협상 관련 소식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뮌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뮌헨도 맨유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들은 지난 몇 시즌 동안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라는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4년부터 뮌헨에서 뛰며 무려 6시즌이나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했던 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바르셀로나로 떠났다.

 

당시 뮌헨은 사디오 마네를 영입하기는 했지만 그는 전문 스트라이커가 아니었다. 레반도프스키의 확실한 대체자 없이 시즌을 시작한 뮌헨은 확실히 최전방에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팀 내 득점 1위는 측면 공격수와 최전방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세르주 그나브리(14골)이었다. 기존에 레반도프스키의 백업으로 뛰었던 에릭 추포-모팅은 10골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뮌헨은 확실하게 레반도프스키의 공백을 메울 선수를 원했고, 케인 영입에 착수했다. 그리고 마침내 뮌헨 소식에 정통한 독일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6월 말 "뮌헨과 케인 측은 올여름 이적을 두고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이제 남은 건 뮌헨과 토트넘간의 합의다"고 전했다.

 

또한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직접 케인과 만나 대화까지 나눴다는 소식까지 흘러나왔다. 폴크 기자는 이와 관련해 7월 초 "투헬 감독은 런던에서 케인과 만나 이적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케인은 투헬 감독에게 자신은 뮌헨에서 UCL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어필했다"고 밝혔다.

 

케인과 개인 합의에 이어 투헬 감독과의 면담까지. 이제 정말 남은 건 토트넘과의 합의뿐이었다. 실제로 뮌헨은 토트넘에 두 차례나 공식 제안을 건넸다. 그러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지난달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뮌헨은 7,000만 유로(약 991억 원)에 보너스 옵션이 더해진 첫 번째 제안을 했지만 토트넘으로부터 거절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뮌헨은 이제 두 번째 이적 제안을 보냈다. 금액은 8,000만 유로(약 1,132억 원)에 보너스 옵션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에 토트넘으로부터 답변이 왔다. 이번에도 역시 NO였다.

 

이후 뮌헨이 3차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러나 이는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2일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케인은 올여름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을 계획이 없다. 뮌헨 합류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뮌헨 측은 토트넘이 이달 말 아시아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면 케인 영입을 위한 3번째 입찰을 할 것이다"고 보도했다. 7월 말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계속해서 케인의 뮌헨행에 힘이 실리는 주장이 제기됐다. 폴크 기자는 지난 23일 "케인의 아내는 이미 뮌헨 도시에 와서 학교와 집을 둘러봤다"고 밝혔다. 향후 뮌헨 생활을 대비해 자녀들이 다닐 학교와 거주할 집을 알아봤다는 것.

 

그 과정에서 토트넘은 케인을 잡기 위해 재계약 조건으로 다양한 것들을 내걸었다. 우선 주급 대폭 상승이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은 40만 파운드(약 6억 6,000만 원)의 주급을 제시할 것이다 하지만 케인의 결정에 있어서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이 다시 유럽 무대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축구 통계 매체 '스포트랙'에 따르면 토트넘이 제시한 주급 40만 파운드는 EPL 연봉 1위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와 같은 수준이다. 현재 케인은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3,000만 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배를 올려주는 파격 대우다. 그러나 케인이 원하는 건 자신의 커리어에 우승컵을 추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토트넘은 구단에서 은퇴 이후 커리어까지 이어갈 기회까지 제공하고자 한다. 토트넘은 케인이 선수 생활을 마치면 구단에서 코치직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고 한다. 과거에도 레들리 킹, 라이언 메이슨 등이 이러한 방식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데일리 메일'은 지난달 중순 "토트넘은 어떻게 해서든 케인을 새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주급 40만 파운드를 제시할 것이다. 또한 계약 연장을 위해 선수 생활을 마친 뒤 토트넘 구단에서 코치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고 보도했다.